LG·삼성·롯데 등 주요 대기업, 1분기 인도 실적 견조
미래 수익성도 책임…'14억 인구' 인도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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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에서 3번째)이 지난 2월 인도 뉴델리에 있는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찾아 에어컨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LG전자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진일보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도는 재계 총수들이 직접 챙길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향후 수익성을 더욱 높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계속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글로벌 사우스 공략의 핵심 지역인 인도에서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행보가 남다르다. 최근 인도 가전 시장에서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노이다 공장, 푸네 공장에 이어 3번째 현지 가전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약 8400억원을 투입한 스리시티 가전공장은 인도뿐만 아니라 중동, 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 가전제품을 원활히 공급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맡는다.
현지 성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법인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428억원, 순이익 12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9%, 33.1% 증가한 것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 3조7910억원, 순이익 3318억원을 올렸는데, 성장세를 고려한다면 올해 매출 4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 달성이 기대된다.
LG전자는 인도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집계되는 성과 그 이상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인도는 인구수 약 14억5000만명(1위), 전체 인구 중 25세 미만이 약 40%인 6억명에 달할 정도로 거대 내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연구개발(R&D) 인력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이에 기업의 미래 성장 플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인도는 K상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열악한 인프라 문제만 해결된다면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재계 총수가 직접 현지 사업을 챙기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인도를 택하며 현지 시장 지위를 더욱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인도에서 R&D·생산·유통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한 구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을 앞서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 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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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에서 5번째)이 지난 12일 열린 '롯데 어워즈'에 참석해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당 어워즈에서 인도 시장 내 성과를 인정받은 롯데웰푸드 글로벌전략부문이 대상을 받았다. /롯데그룹 |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주완 사장도 최근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성에 대해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도, 동남아, 중동 등에서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엔드 투 엔드 현지 운영으로 더 빠른 시장 대응, 더 높은 고객 만족도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 사장은 사업 확장 차원으로 LG전자 인도법인의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인도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기업이다.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5조3533억원, 순이익 6586억원을 기록, 전기 대비 매출은 8000억원, 순이익은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총 17조490억원, 순이익은 1조4084억원으로, 2023년보다 각각 12%, 22% 증가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가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점유율을 높이는 데에도 인도 시장 내 성과가 중요하다. 수요가 중저가에서 프리미엄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는 점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 지속 고삐를 좨야 할 곳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7월 인도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꼼꼼히 점검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도 시장 공략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밖에 인도 시장 공략에 '진심'인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올해 1분기 인도 제과 법인 롯데인디아의 매출은 341억원 수준으로, 연간 매출의 지속적인 갱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재 롯데웰푸드의 전체 해외 법인 매출로 봤을 때 30% 이상이 인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인도 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 왔다. 올해 2월 직접 현지를 찾아 사업장을 점검하고, 주요 파트너들을 만났다.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 아래 롯데는 또 다른 현지 법인 하브모어(빙과)의 신공장을 준공하고, 롯데인디아·하브모어 합병을 추진하는 등 사업 확대에 본격 뛰어들었다. 더불어 빼빼로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첫 해외 생산기지도 인도로 낙점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약 33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 인도 하리아나 공장에서 빼빼로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발표된 '롯데 어워즈' 수상자를 보더라도 인도 사업에 대한 신 회장의 높은 관심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글로벌 시장 성과를 중시한 올해 '롯데 어워즈'에서 롯데웰푸드 글로벌전략부문이 대상을 받았다. 이들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인도 시장 내 성장을 이끈 점을 인정받았다. 신 회장은 시상식에 참석해 "혁신으로 만들어낸 많은 성과가 모여 그룹의 미래를 이끄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