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대형 재해 반영으로 1분기 순익 부진
기준금리 인하로 K-ICS 하락 압력 강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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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업계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지급여력(K-ICS)비율 하락 압력도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로 인해 투자수익이 줄어든데다 대형산불 등 재난으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진 것이 반영됐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부채 증가로 인한 요구자본이 늘어나면서 지급여력(K-ICS)비율 하락 압력도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전체 당기 순이익은 1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 잠정 순이익은 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삼성·한화·교보생명·신한라이프 등 4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7% 감소했다. 삼성·메리츠화재·DB·KB손해보험 등 4개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익은 1조8311억원으로 전년 보다 11.33% 감소했다.
생보사들을 살펴보면 삼성생명은 1분기 순이익 6221억원으로 전년보다 2.1% 늘었다. 보험손익이 2779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했으며,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익 증가와 예실차 개선 영향을 끼쳤다. 또 투자손익은 5646억원으로 0.4% 늘었다.
한화생명은 1분기 순이익 29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7% 줄었다. 보험손익은 10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지만,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투자손익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것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교보생명 역시 1분기 순익 28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감소했으며 투자손익에서 18%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손보사 실적을 보면 삼성화재는 1분기 60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2% 줄었다. 보험손익이 예실차 축소 영향로 15.4% 줄었고, 자동차보험 손익도 요율 인하와 더불어 건당 손해액 상승으로 70.9% 하락했다. 메리츠화재는 1분기 순이익 4625억원으로 전년보다 5.8% 감소했으며, 보험 손익이 3598억원으로 21.4% 감소했다. 차보험 손익도 69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DB손해보험은 1분기 순익 4470억원으로 전년 보다 23.4% 줄었다. 특히 차보험 손익이 전년보다 28.5% 감소했고, 대형산불 영향으로 일반보험도 370억원 적자를 봤고, 장기보험도 일회성 비용 증가로 12.1% 감소했다. KB손해보험은 순이익이 3135억원으로 전년보다 8.2% 증가했다. 보험영업손익 감소에도 대체자산 투자 확대로 수익성 개선, 금리하락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처분 이익 증가가 반영됐다.
이처럼 보험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인해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K-ICS비율은 203.4%로 직전 분기보다 8.3%포인트(P) 하락했고, 손해보험사는 16%포인트 떨어진 211%로 집계됐다.
실제, 삼성생명의 경우 184.9%로 지난해 218.8% 대비 33.9%포인트 급락했으며 한화생명 163.7%, 교보생명 164.2%로 금융당국 권고치 150%를 턱걸이하고 있. 삼성화재는 16.1%포인트 하락한 264.5%, DB손해보험은 25.7%포인트 하락한 203.1%, 현대해상은 13.1%포인트 하락한 157% 등으로 집계됐다. 손보사 중에서는 푸본현대생명(157.3%)과 롯데손보(154.6%), ABL생명(153.7%)이 150%를 겨우 넘겼고 MG손해보험은 4.1%로 나타났다.
K-ICS 비율 하락에는 감독당국의 경과조치와 더불어 금리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에 대한 계리적 가정에 이른바 '실적 부풀리기'를 했다고 판단, 좀 더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하 역시 보험사들의 K-ICS비율 하락 압력을 강화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부채가 늘어나고, 이는 결국 요구자본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장기보험의 경우 금리가 하락하면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져 가용자본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 K-ICS비율 하락을 부추기게 된다.
보험사들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금감원은 기본자본을 중심으로 한 K-ICS비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본자본은 금융사가 영업손실이나 자산 손상 등으로 위기를 맞았을 때, 즉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자금이다. 금감원은 기본자본 K-ICS도입해 보험사들이 스스로 기본자본을 확충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기존 K-ICS 권고치는 현행 150%에서 130%로 낮춰 일부 자본 확충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와 더불어 1분기 실적 악화로 보험업계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금리 민감도가 낮은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자산운용 전략도 금리 인하기에 맞도록 조정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