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 회사 적자에 주진우 회장 21년 만에 등판
주지홍 부회장 외형 확장 지속…내부 안정화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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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사진 우측 상단)이 그룹 외형을 확장하며 경영 체제를 갖추는 가운데 그룹 모태 회사 사조산업과 인수 기업들의 수익성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시 서대문구 사조그룹 본사 사조빌딩 모습 /우지수 기자·사조그룹 |
[더팩트｜우지수 기자]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의 3세 체제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룹 모태인 사조산업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버지인 주진우 회장이 사조산업 대표이사로 21년 만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지난해 식자재 유통업체 푸디스트, 전분당 제조사 사조CPK 등 7개 식품·유통 회사를 인수하며 외형을 급격히 확대했다.
사조그룹의 외형 확장은 오너 3세인 주지홍 부회장이 이끌었다. 최근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을 수산 중심 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다. 냉동김밥 수출, 물류 자회사 설립 등 신사업도 직접 챙기면서 3세 체제의 기반을 다졌다. 주 부회장은 지주회사 격인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지분 57.3%)로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지분 29.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사조산업이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이같은 외형 성장에도 사조산업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조산업의 연간 영업손실은 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240억원 영업손실에서 턴어라운드하지 못했다. 원양어업 원가 부담과 환율 악화, 미끼값 상승 등 구조적 리스크가 겹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적극적인 M&A로 그룹 몸집은 키웠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인수 효과 또한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주지홍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지난해 2500억원 규모로 인수한 푸디스트의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이상 줄어든 7억원에 그쳤다. 사조산업뿐 아니라 인수한 회사 수익성 회복까지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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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사진 우측 상단)이 지난 2004년 사조산업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지 21년만에 다시 사령탑에 앉았다. /사조그룹 |
이 같은 상황에 지난 3월 사조그룹 오너 2세이자 주지홍 부회장의 아버지인 주진우 회장이 사조산업의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지난 2004년 주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퇴임한 후 21년 만이다. 주 회장 복귀 당시 사조그룹은 이사진 교체에 따른 통상적 인사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주 회장의 복귀가 승계를 잠시 미루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주지홍 부회장이 그룹 외형을 키웠음에도 원양어선, 수산 사업의 수익성이 흔들리는 상황이기에 아버지가 직접 안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주지홍 부회장이 지분 측면에서의 승계는 사실상 끝냈지만 시장의 신뢰까지 확보했는가는 별개의 문제"라며 "주 회장의 복귀는 아들의 경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조그룹의 외형 확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사조그룹이 국내 설탕기업 등 다양한 회사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지홍 부회장이 확장 전략을 멈추지 않는 가운데, 주진우 회장의 복귀를 두고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 내부를 다잡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사조그룹 관계자는 "기업 M&A의 경우 설탕회사뿐만 아니라 그룹과 시너지를 낼 사업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직접적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조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공시 의무와 내부거래 규제가 대폭 강화된 점도 주 부회장의 과제다.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총수일가가 20% 넘는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의 거래를 공정위에 사전 공시해야 하고, 사익편취 여부도 심사 대상이 된다. 사조그룹은 비상장 지주회사인 사조시스템즈를 정점으로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계열사 간 납품·물류 거래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공정위의 점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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