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전 활성화' 행정명령 4건 서명…美 기업과 협력 두산에너빌 호재
태양광 대여사업 보조금 수취 제외 IRA 개정안 통과
 |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솔루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州) 테라파워 SMR 발전소 조감도. /두산에너빌리티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솔루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태양광 기업들이 받았던 인센티브 일몰이 앞당겨지는 등 시장 성장이 위축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전 확대를 뼈대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한국 기업의 참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IRA 개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원전 관련 행정명령 4건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원전 관련 행정명령은 총 4건이다. 원자력규제위원회(NRC) 개혁과 에너지부 내 원자력에너지 관련 연구 개혁, 연방정부 토지 내 원전 건립 추진, 미국 내 우라늄 채굴 및 농축 확대 명령이다.
NRC는 18개월 내 신규 원자로 건설 및 운영 허가 평가와 승인을 마치는 방향으로 규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기존 원자로는 12개월 내 운영 연장을 승인하도록 했다.
에너지부와 국방부에는 폐쇄된 원전 재가동 가능성을 평가하고, 연방 토지와 군사 기지에 원자로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책으로 미국 원자력 에너지 용량을 현재 약 100GW에서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1GW는 미국의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원자력 에너지는 핫한 산업"이라며 "우린 원자력 에너지를 대규모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목표가 현실화한다면 한국 원전기업의 참여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SMR 선도기업들과의 협력을 토대로 공급망 전반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기업들과 협력 중인 두산에너빌리티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미국원자력발전 업체인 웨스팅하우스에 증기발생기 등을 공급해왔다. 미국 뉴스케일파워 지분 투자 등을 통해 뉴스케일파워의 SMR 주요 기자재 등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 개발 업체 테라파워와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긴장할 만한 정책 변화도 있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한 IRA 개정안에서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인센티브 일몰이 빨라지는 내용이 담겼다.
먼저 생산세액공제(PTC)와 투자세액공제(ITC)가 2029년 폐지된다. 초안에는 2028년 이후 2031년까지 매년 20%씩 축소돼 2032년 폐지되는 것이었지만 더 빨라지는 것이다.
 |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솔루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팩트 DB |
여기에 PTC와 ITC의 수령 조건으로 법안 발효 후 60일 내 건설 시작을 증명해야 한다. 또 이미 착공된 설비는 2028년까지 가동해야 한다.
태양광 대여사업(TPO)에 대한 보조금 수취도 제외된다. IRA 개정안이 이대로 상원을 통과할 경우 미국의 태양광 설치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
상원에서 법안 일부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은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하원 표결 이후 7월4일 독립기념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서명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종 결정은 7월14일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통령의 최종 서명 전까지 법안 수정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향후 1~2개월간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주택용 태양광 사업에 주력해온 한화솔루션에 악재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IRA 수정안에서 주택용 태양광 사업에 수취 가능한 ITC 옵션을 모두 폐지한 것은 시장에서 감안하지 못했던 예상 밖의 악재"라며 "한화솔루션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주택용 에너지 사업에서 대부분 발생한 만큼 이번 개정안이 실제로 발효될 경우 해당 사업의 이익은 대부분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긍정 요인과 부정 요인이 혼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ITC와 PTC의 일몰 시점이 60일 이내 착공 혹은 2028년 가동으로 앞당겨지면서 미국 태양광 시장의 성장 속도와 TPO 사업에 대한 중장기 기대감은 동시에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도 "이미 착공 중인 설비에 대해서는 TPO 관련 수익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올해의 영업이익 추정치 변화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zz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