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미국 MRO 입찰"
'3사 통합' 한화그룹, 미래 잠수함 제시
 |
|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여러 국가 군 관계자와 한국 군 관계자가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부산=최의종 기자 |
[더팩트ㅣ부산=최의종 기자] "뭐야. 외국인이 왜 이렇게 많아"
28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을 찾은 한 관련 업체 직원의 말이다. 현장에 들어서자 여러 색상의 정복을 입은 외국인 무리가 눈에 띄었다. 격년마다 열리는 MADEX는 올해 30여개국 대표단이 내한해 국내 방산업체 부스를 찾았다.
대한민국 해군과 부산시,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MADEX 개막식에는 △말레이시아 △태국 △페루 △브라질 △콜롬비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국가의 사령관급 이상 장성이 참석했다. 지난 2023년 MADEX에는 26개국 110명의 해외 해군대표단이 참석했는데, 2년 만에 30개국으로 늘어난 셈이다.
제1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LIG넥스원과 HD현대중공업이 왼쪽으로, 한화그룹 방산 3사(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른쪽에 부스를 꾸렸다. 한화 통합관은 방산 3사로 처음으로 꾸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와 수출, 미래를 키워드로 잡았다. 부스 중앙에는 한화오션과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을 전시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특화 기술 100가지 이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 이후 한국 조선산업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HD현대중공업은 기회로 삼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초반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에서 한화오션에 밀렸지만 올해 여러 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외협력담당 상무는 "미국 기술력 대비 이지스함 건조 공기는 67%, 건조 비용은 48%로 공급할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갖는 조선소는 전 세계에서 HD현대중공업뿐"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부스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여러 나라 군 관계자가 방문해 사업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북미, 중동 지역 해외 개점을 구축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해양 벨트를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다.
 |
| 2025 MADEX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전시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최의종 기자 |
한화그룹 통합관의 콘셉트는 '미래'다. 국내 조선업체 최초로 지난해 미국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하고,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에 진심을 보이는 한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면서 미래를 제시한다는 입장이다.
통합관으로 운영되는 것에 걸맞게 다른 업체 2개 부스 규모로 꾸린 한화는 '미래형 잠수함'을 선보였다. 미래형 잠수함은 음향 추적을 최소화하는 각진 모양 스텔스 선형과 수평 발사관을 활용한 무인체계 운용, 무소음을 지향한 림(Rim) 구동 추진기 등이 탑재됐다.
한화오션은 탐지할 수 없는 무소음 최고 사양 잠수함 기준을 글로벌 시장에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최첨단 잠수함을 기준으로 구매국 요구에 따라 맞춤형 설계와 건조를 추진한다는 것이 한화오션 설명이다.
한화시스템은 해상전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고 병력 효율성을 극대화할 첨단 무인전투함정 '전투용 무인수상정'도 최초로 공개했다. '전투용 무인수상정' 목업은 길이 3.5m로 실제 크기의 10분의 1이다. 자폭용 군집 드론·다양한 무장 등에 최적화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과 무인전투체계 분야에서 경쟁하는 LIG넥스원도 부스 콘셉트를 '미래'로 잡았다. 미래 무인수상정 기준으로 삼은 모델 해검-X를 여러 국가 군 관계자 앞에 공개했다. 해검-X는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레이다(MFR)가 탑재됐다.
해검-X에는 20mm 원격무장체계(RCWS)와 2.75인치 유도 로켓 비궁, 경어뢰 청상어, 공격 드론 등이 장착된다. 정찰용 무인수상정과 자폭용 무인수상정도 전시했다. 정찰용 무인수상정은 한국 해군 최초로 전력화된다. 자폭용 무인수상정은 3D 프린팅으로 제작·전시됐다.
 |
|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HD현대중공업, LIG넥스원은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 HD현대중공업 부스에서 유무인복합전투체계 핵심 전력인 다목적 무인전력 모함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의종 기자 |
LIG넥스원은 다기능 능동위상배열레이다(AESA MFR)와 전자전(EW) 기능을 결합한 수상함 통합 마스트, 센서·무장을 통합한 전투체계를 전시했다. LIG넥스원은 SM-2급 함대공유도탄을 연구개발하는 사업을 마치면 KDDX에 탑재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을 통해 MRO 시장 진출을 노리는 HJ중공업도 존재감을 보였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조만간 미국 당국으로부터 MSRA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MADEX에 참여해 존재감을 보였다. 대한항공은 올해 MADEX에 처음 참가해 HD현대중공업이나 한화통합관 대비 찾는 사람이 적었지만, 부스에 오래 머무는 인원이 많았다.
대한항공은 저피탐 무인편대기와 인공지능(AI) 소형 협동형 무인전투기, 중고도무인기, UH-60 헬기 목업 등을 전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국 공군에 보급하는 무인기 중 대한항공 비중이 크다"라고 말했다.
KAI 부스는 이른 아침부터 강구영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찾아 전시 상황을 점검했다. KAI는 상륙공격헬기와 소해헬기, 고속중형기동헬기 등 K-헬기와 차세대 군 무인기 등을 선보이며 해군 미래전투체계를 선보였다. KAI는 고속정시뮬레이터를 개발해 올해 초 해군에 납품했다.
KAI와 HD현대중공업, LIG넥스원은 HD현대중공업 부스에서 유무인복합전투체계 핵심 전력인 다목적 무인전력 모함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화통합관 앞에서 체결해 한화그룹과 대립해 있는 업체 협력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