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관세 물가 영향 묻자 월러 "일시적"…금리 인하 시사아주경제 기사제공: 2025-06-02 11:35:08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2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정책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 수위를 높이며 다시 전세계적 긴장감이 불거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월러 이사는 이날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담하며 "만약 실효 관세율이 저관세 시나리오 수준으로 내리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2%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면서 노동시장이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올 하반기 '좋은 뉴스'(good news)에 따른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에 앞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월러 이사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에 따르면 실효 관세율이 평균 25%에 달하는 '고관세 시나리오' 하에서 기업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5%, 일부 비용을 기업이 흡수하면 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효 관세율이 평균 10%라고 가정하는 '저관세 시나리오'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연평균 3%까지 올랐다가 서서히 낮아진다.
그는 "관세 수준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약 15% 실효 관세율을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관세 영향은 올해 하반기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겠지만,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치솟았던 코로나 팬데믹과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에는 노동시장 충격, 공급망 혼란, 확장적인 재정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지속됐지만 현재 관세와 관련해서는 이런 세가지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기조연설 후 이 총재가 "관세의 영향이 한시적이라는 것에 대해 연준의 다른 분들은 조금 견해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질문했다.
월러 이사는 "19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이 동일한 생각을 가지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합의가 되는 부분은 관세는 환율이나 유가와 같이 지속성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10% 상호관세로 물가가 1%포인트 정도 올라 3%가 된다고 해도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며 "많은 동료들이 물가와 성장 사이의 상충관계(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관계)에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관세의 영향이 오래 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