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지지층 결집 외치지만…여전히 尹 못 벗어난 국힘더팩트 기사제공: 2025-05-14 00:06:05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13일에도 '텃밭 사수'에 집중했다. 사진은 김 후보가 이날 오후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부산=김수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13일에도 '텃밭 사수'에 집중했다. '박정희 정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이재명 때리기'로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치러지는 조기 대선 과정에서 빚어진 일련의 사태로 실망한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다. 그러나 유세 현장에서는 아직 봉합되지 못한 당내 갈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 이어 이날 오전 대구 신암선열공원에서 독립지사들을 참배하는 것으로 대구·경북(TK) 1박2일 선거운동 일정을 이어갔다.

이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 참석한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추켜세웠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가난을 없애고 세계 최강의 제조업과 산업혁명을 이룬 위대하고 세계적인 지도자"라고 칭찬했다.

박 전 대통령을 반대했던 자신의 과거를 언급하며 "최근 들어보니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의 무덤에 침을 뱉던 제가 꽃을 바친다'라고 했다"고 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 "서울 집을 빼앗기고 대구 달성군에 와 계시는데 저와 같은 학번"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곧바로 울산으로 이동한 김 후보는 중구 뉴코아아울렛 앞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정책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마이 카' 시대를 열겠다 했을 때 제가 반대했지만 지금 어떻게 됐나. 우리 모두가 불가능했다고 했던 그 자동차가 지금 세계 최대 수준으로 잘 나간다"라며 "울산 현대차, 시민 여러분이 만든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 아닙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김 후보는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출정식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자기 형님이 정치적으로 자기를 반대한다고 해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했다. 형수한테 욕설하는 것 들어보셨나"라며 "욕 한마디 해본 적 없는 사람과 형수님한테 그렇게 욕하는 사람 중 누구를 뽑아야겠나. 이런 사람은 확 찢어버려야겠죠"라고 했다.

다만 유세 현장에서는 미처 봉합되지 못한 당내 갈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진은 김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오후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모습. /부산=임영무 기자

또 이 후보와 자신을 비교하며 "이 후보보다 제가 한 수십배 개발했다. 이렇게 많은 것을 하면서도 저와 주변 한 번도 조사받은 사람이 없다"라며 "제 주변에 한 사람도 의문사한 사람이 없다. 그런데 대장동 꼴랑 30만평 하나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나"라고 했다.

김 후보는 지역의 숙원사업 해결도 약속했다. 특히 부산 남구 부산 산업은행 이전 관련 현장에 방문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 "대통령실도, 국회도, 대법원도 다 옮기라고 하면서 산업은행을 못 옮길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모르겠다"라며 민주당을 겨냥해 "산업은행 이전을 막고 있다. 부산을 무시하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부산 내 그린벨트와 관련해서도 "부산은 인구가 줄고 있다. 그런데 왜 그린벨트가 필요하나"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한 달 내로 부산 그린벨트는 부산시장한테 관리권, 해제권, 개발권을 100% 옮기겠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꼈다. 선거 기간 전에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매듭지을 것이라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의 의견과 배치된다. 그는 당내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의견과 관련해 "대통령이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는 본인 뜻이다. 우리 당이 대통령 보고 탈당해라 마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더 나아가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르는 선거임에도 그와의 관계 설정조차 통일이 안 되는 당내 사정은 유세 현장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선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필요하다는 현역 의원의 공개 주장이 나오면서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우리 당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이번 대선은 절대 승리할 수 없다"라며 "비상계엄을 한 윤 전 대통령을 지금 당장 출당시키는 것이 맞다"고 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웅성대다가 조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자 '닥쳐라', '미쳤나' 등 수위 높은 발언과 야유를 쏟아냈다. 반면 몇몇은 "왜 야유를 하고 그러나"라고 맞받아치며 지지자들끼리의 분열 양상까지 감지됐다.

su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