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에 막혔던 수사 다시 속도
내란 혐의 관련은 영장대상 아냐
열람 위해선 檢 추가 신청 등 필요
대통령실 집무실 CCTV도 압색
이상민 내란 혐의 입증에 활용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그동안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대통령경호처 저지에 번번이 좌절됐지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수사에 다시 동력이 붙었다.
경찰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대통령실 내 비화폰(보안전화) 서버도 확보할 계획이다.
1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13분부터 대통령실 및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한 비화폰 서버와 대통령실 경호처 사무실, 경호처장 공관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다.
경찰은 이를 위해 특수단 20여명을 투입하고 대통령실과 압수수색 절차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오후 3시까지도 경호처가 집행을 허가하지 않아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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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경호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관련 사안을 수사 중인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소속 수사관들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민원실 출입구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
경호처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110조 등을 근거로 수사를 막았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경호처가 수사를 저지할 명분이 약해지면서 경찰은 압수수색에 재차 돌입했다.
김 차장도 전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경호처는 더욱 힘이 빠졌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내란 혐의 재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찰이 확보하는 비화폰 서버에 대한 관심도 큰 상황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전후로 경호처 비화폰을 활용해 국무위원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경호처 비화폰은 김건희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군 관계자,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게도 전달됐다.
전문가들은 계엄 전후 비화폰 수·발신 기록이 여전히 대통령실 내 서버에 저장돼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찰이 윤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혐의와 관련해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영장을 받은 만큼 관련 내용만 열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영장에 구체적인 기간이 명시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져 계엄 이후 상황이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비화폰 서버를 통해 다른 내란혐의를 확인하려면 검찰이 (압수수색) 신청을 하거나 내란 재판을 하는 법원이 직권으로 증거를 보전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등 내란 혐의와 관련해 대통령 집무실 폐쇄회로(CC)TV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았다.
하지만 경찰이 이 전 장관과 관련해 신청한 대통령 안전가옥 CCTV, 비화폰 서버 내 이 전 장관의 기록 등은 검찰이 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3월17일부터 전날까지 3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영장이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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