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서부 접경지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 병사들이 총과 드론 등으로 훈련하는 모습과 숙소 생활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3일 연합뉴스는 러시아 국영방송 기자 마리나 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에 올린 쿠르스크 파병 북한군 취재 영상 내용을 보도했다.
고려인 후손인 마리나 김은 "아주 젊은 친구들이다.
나이는 대략 23~27세로 보이고 신체적으로 준비된 상태로 온 청년들"이라고 북한군을 소개했다.
북한군은 참호와 숲에서 총과 드론 등으로 훈련했다.
마리나 김은 "실제 전투에서는 이렇게 대규모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대부분 2~4명으로 이뤄진 소규모 전술조로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가장 많이 적응해야 한 분야는 드론 등 현대전 요소"라며 "현재 이 전술은 완전히 익숙해졌다.
이는 앞으로 북한군이 아시아의 다른 군대보다 앞서나가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 교관이 북한군과 소통하기 위해 10개 정도의 명령어를 소리 나는 대로 키릴 문자로 적어둔 쪽지를 영상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이 쪽지에는 '안녕하십니까', '앞으로', '보라', '나처럼 하라', '미사일 경보', '적 발견', '잘한다' 등의 문구가 담겨있었다.
해당 영상에서는 북한군이 사용하는 숙소와 식당도 공개됐다.
숙소에는 '쓰러진 전우들의 복수를'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식당 앞에는 '아침식사 6시~9시, 점심식사 13시~16시, 저녁식사 19시~22시'라는 안내문이 있었고, 식단은 러시아식으로 구성됐다.
특히 식탁에는 고춧가루가 가득 담긴 접시가 놓인 것이 눈에 띄었다.
한 북한군은 "여기서 잘 먹고 지낸다.
휴대전화는 없지만 유심칩이 없는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지급받아서 책과 군사 영화를 내려받아 본다"고 말했다.
북한군 병사가 러시아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그는 러시아 노래 '카추샤'를 "사과 배꽃 만발하게 피고, 강 위에는 안개 부르네, 카추샤는 강둑으로 나와"라고 한국어로 번역해 불렀다.
한편 지난달 30일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가운데 사망자 600여명을 포함해 사상자 4700여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차례에 걸쳐 총 1만5000명을 러시아에 파병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진입한 쿠르스크 지역 대부분을 러시아군이 수복한 뒤 교전은 줄어든 상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