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마찰과 이견을 적절히 해결하고 상호 신뢰를 증진하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수교 50주년 축전에서 "중국과 EU는 글로벌 전략 동반자이자 다극화를 이끄는 양대 역량, 세계화를 지지하는 양대 시장, 다양성을 제창하는 양대 문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전략적 소통을 심화할 의향이 있다"면서 "이해와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상호 개방을 확대하고, 마찰과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 중국-EU 관계의 더 아름다운 미래를 열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EU는 다자주의를 견지하면서 공평·정의를 수호하고 일방적 괴롭힘에 반대해야 한다"며 "손잡고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면서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 축전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세계무역질서를 흔들며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사실상 겨냥한 메시지가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화통신은 EU 측이 "EU와 중국은 광범위한 연계를 구축했고 서로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가 됐다"면서 "현재 세계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변화 배경 아래 EU는 중국과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면서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유엔 헌장의 원칙을 수호하며, 공동의 도전에 함께 대응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EU는 오는 7월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EU는 양자 정상회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코스타 상임의장이 동시에 참석한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동시에 베이징을 찾아 시 주석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직전인 2023년 정상회담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던 만큼 관례상 이번에는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순서지만, 시 주석이 브뤼셀 방문을 꺼리자 관례를 깨고 베이징으로 장소를 옮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으로 국제 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EU와 중국 간 중국산 전기차 관세 등으로 불편했던 양자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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