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서울시, 소각장 연장 상식 벗어나…법적 대응할 것"더팩트 기사제공: 2025-06-09 14:12:02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지난 3월 5일 추가 소각장 건립 저지를 위한 주민서명부를 제출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을 방문했다./마포구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 마포구는 서울시가 협의 없이 마포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 협약을 연장 체결한 것을 두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해당 협약에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9일 오후 2시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가 핵심 당사자인 마포구를 배제한 채 공동이용 협약을 일방적으로 체결했다"라며 "서울시가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을 무시해 20년간 인근 4개 구의 쓰레기 350만 톤을 마포구에서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는 지난달 16일 종로·용산·서대문·중구 등 4개 자치구와 마포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 변경 협약을 체결했다. 당초 '시설 사용 개시일부터 20년'으로 정해졌던 공동이용 협약은 지난달 31일 사용 기간 만료를 앞두고 '시설 폐쇄 시까지'로 변경됐다.

이에 구는 "마포구를 배제한 변경 협약은 마치 피해자를 빼놓고 가해자들이 모여 합의한 것"이라며, "주택으로 비유하자면 소유자를 배제한 채 중개업자가 주인 행세를 하며 세입자와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상식을 벗어난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시는 현재 서울 시내 4개 자원회수시설 중 양천·노원·강남자원회수시설의 경우 '시설 폐쇄 시'까지 공동이용 기간을 정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4개 자치구 자원회수시설이 모두 '시설 폐쇄 시까지' 공동이용을 명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마포자원회수시설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형평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은 2022년 서울시가 마포 상암동을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 중 하나로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마포구는 이후 수차례 기자회견과 소송을 통해 반발했고,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은 입지 고시 무효 소송 1심에서 마포구의 손을 들어줬다. 시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마포구는 항소 취하를 요구하는 3만8000여 명의 주민 서명을 제출한 상태다.

이에 구는 대안으로 △1년 단위 협약 체결 △운영위원회 마포구 공무원과 마포주민지원협의체 위원 과반 구성 △항소 취하 △서울시 내 향후 5년간 매년 10% 쓰레기 감축 등의 대안을 제안한 바 있다.

박 구청장은 "시는 모두 거부하고 수용하지 않았다"라며 "마포구민에게 환경상, 건강상 크나큰 부담을 지우는 중대한 협약으로, 마포구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구민과 함께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snow@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