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 들여다 봐야"…美 10대 목숨 앗아간 '따라하지 말아야할 챌린지'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6-11 08:32:14

미국의 한 10대 소녀가 동영상 플랫폼에서 유행하는 챌린지를 시도하다가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던 레나 오루크(19)가 최근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더스팅 챌린지'를 시도했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진 후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스프레이로 인한 돌연사 증후군으로 전해졌다.

'더스팅 챌린지'는 각종 가정용 스프레이 세제를 코나 입으로 흡입하는 행위로, 현지에서는 '크로밍' 또는 '허핑'이라고도 불린다.
스프레이에 든 휘발성 물질로 인해 환각 증상에 빠지게 되는데, 발작·혼수상태·심장마비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천식, 부비동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을 비롯해 다양한 합병증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스프레이에 중독된 환자들은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스프레이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훈련을 받는다.
쉽게 치료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담 치료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나의 경우 당시 키보드 세척용 스프레이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레나는 항상 '유명해지고 싶다, 내가 어떻게 유명해지는지 지켜봐라' 같은 말을 했다"며 "이런 식으로 유명해지는 건 우리의 예상에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스프레이 구매에 신분증이 필요 없고 가격도 저렴해 쉽게 구할 수 있다.
냄새도 나지 않아 약물 검사로도 알 수 없다.
아이들이 원하는 모든 게 다 있다"며 "부모는 아이들의 말만 다 믿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의 방을 들여다봐라. 자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 챌린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계속해서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나와 같은 청소년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23년 호주의 13세 소녀가 탈취제를 마셨다가 심각한 뇌 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끝내 사망했다.
또 영국의 11세 소년이 같은 방법으로 독성 물질을 흡입해 심장마비로 숨졌다.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연례 학술대회에서도 해당 챌린지 관련 영상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내 스프레이 남용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약물남용 및 정신건강서비스국(SAMHSA)에 따르면 스프레이를 사용한 미국 12~17세 청소년의 수는 지난 2023년 약 56만 4000명으로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