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수익성 악화’에 비용 절감 나섰다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24 09:00:00

소비 침체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유통업계가 비용 절감 노력의 일환으로 임원 수와 관련 비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

이마트, 신세계, 롯데쇼핑 등 주요 유통 대기업 3사의 미등기 임원 21명이 지난해 자리를 떠났으며, 이마트와 롯데쇼핑에서만 2309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24일 주요 유통사의 사업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포함)는 지난해 말 기준 미등기 임원 수가 32명으로 전년(42명) 대비 10명(23.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등기 임원 연간 급여 총액도 283억3900만원에서 220억300만원으로 22.4% 줄었다.

특히 미등기 임원 1인당 평균 급여는 6억7500만원에서 5억9800만원으로 11.4% 삭감됐다.

신세계의 미등기 임원 수는 43명에서 38명으로 5명(11.6%) 줄었고, 급여 총액은 297억2000만원에서 253억3900만원으로 14.7% 감소했다.

롯데쇼핑도 미등기 임원 수를 81명에서 75명으로 6명(7.4%) 줄였으나, 미등기 임원의 급여 총액은 273억4900만원에서 278억800만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퇴직 임원의 퇴직금과 2023년 호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반영된 결과라고 롯데쇼핑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미등기 임원 수는 37명으로 변동이 없었으나, 급여 총액은 169억2000만원에서 145억4800만원으로 14.0% 감소했다.

오프라인 사업 비중이 큰 유통 대기업들이 임원 수를 줄이거나 급여를 삭감한 이유는 업황 부진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내수 침체와 온라인 유통 시장의 급성장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인건비를 축소하거나 성과가 부진한 임원들이 대거 퇴직한 것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전체 직원 수 또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와 함께 인력 효율화를 위한 희망퇴직 프로그램이 시행되면서 직원 수는 줄어들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포함)의 직원 수는 2만4548명에서 2만6013명으로, 롯데쇼핑은 1만9676명에서 1만8832명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사상 처음으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시행했으며, 롯데쇼핑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도 두 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편의점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직원 수는 2023년 6342명에서 지난해 6061명으로 4.4%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고용을 크게 늘렸다.
쿠팡은 지난해 직고용 인원이 8만89명으로 전년(6만9057명) 대비 16.0% 증가했다.
2023년에도 물류 인프라 확장을 위해 약 1만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다.
쿠팡은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직고용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