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자인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 생성부터 프레젠테이션 작성, 이모티콘 제작까지 과거 전문가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작업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일상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다.
최근에는 국내외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에 최적화된 AI 디자인 툴을 속속 도입하면서 업계 전반의 업무처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 플랫폼 미리캔버스는 최근 AI 디자인 기능 '미리클(MiriCle)'을 새롭게 출시했다.
미리클은 텍스트만 입력하면 이미지, 프레젠테이션 초안, 글 작성 결과물을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통합형 AI 디자인 도구다.
단순히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 성격에 따라 레이아웃을 자동으로 제안해주는 'AI 프레젠테이션'과 'AI 라이팅'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이처럼 누구나 쉽게 디자인할 수 있는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챗GPT는 지난 3월 이미지 생성 기능 출시 일주일 만에 전 세계적으로 약 7억장의 이미지를 생성해냈다.
유료 사용자 수는 같은 분기 동안 450만명 이상 증가해 누적 2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미지 생성 횟수에 제한이 없는 유료 모델이 도입되면서, 콘텐츠 제작 도구로서의 활용도도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기업들도 내부 디자인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자체 AI 도구를 구축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는 사내 전용 이미지 생성 도구 '토스트(tosst)'를 개발해,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자사 브랜드 스타일에 맞춘 결과물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회사가 보유한 2000여개의 그래픽 자산을 학습해 실무자 누구나 토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한 이미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 디자이너를 위한 플랫폼도 고도화되고 있다.
LG는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디자인 플랫폼 '아틀리에'를 운영 중이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협업해 개발된 이 플랫폼은 수억 건의 이미지-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가 문장으로 지시만 하면 스타일과 맥락을 반영한 이미지를 자동 생성한다.
일상 속에서도 AI 디자인 기술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선보인 '젠모지(Genmoji)' 기능은 사용자의 설명에 따라 맞춤형 이모티콘을 생성해,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상황별 뉘앙스까지 이모티콘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묵묵히 디자인만 잘하면 됐다면 이제는 AI에 원하는 이미지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말 잘하는 디자이너'가 유리한 시대가 됐다"며 "과학적 정확성이 필요한 건축 설계 등과 달리 순수 시각 디자인은 AI의 논리적 실수에 더 관대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빠르게 인간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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