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 [사진=NHN 연합뉴스]
9년 전 대학로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미국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관왕을 거머쥐며 한국 창작 뮤지컬계 '최초'의 역사를 썼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올해 토니상 최다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뮤지컬 작품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이 작품은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제작된 남성형 로봇 '올리버'와 여성형 로봇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6년 약 300석 규모인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된 후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는 2008년 뉴욕대에서 만나 연을 맺은 후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한국 뮤지컬 시장에 데뷔했다.
박 작가는 이날 작사·작곡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 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의 인디팝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음악, 전통적인 브로드웨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했다"며 "모든 감성이 어우러진 '멜팅폿(용광로)'과도 같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했다.
2016년 국내 초연한 해에 미국 뉴욕에서 리딩을 선보였고, 브로드웨이의 저명한 프로듀서 제프리 리처즈가 관심을 보이며 미국 데뷔 티켓을 손에 쥐었다.
2017년에는 연출가인 마이클 아든이 합류했고, 2020년 애틀랜타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수정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미국 버전 곳곳에는 한국적인 요소들이 녹아 있다.
주인공들이 서울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여정 등이 원작과 동일하며, 무대에는 작품 제목이 한글과 영어로 병기됐다.
개막 초반에는 작품 자체가 생소해 관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점차 인기를 끌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이 올해 토니상에서 다관왕을 차지하는 등 국내 뮤지컬이 세계 무대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참여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지난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며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토니상 시상식에선 위대한 개츠비의 린다 조 씨가 의상디자인상을,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의 김하나(미국명 하나 수연 김)씨가 조명상을 각각 받았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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