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업계 지각변동…'통합 진에어' 1강 속 2위 그룹 경쟁 주목더팩트 기사제공: 2025-05-27 14:24:03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는 향후 이스타항공 인수전을 벌일 전망이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각 사 제공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학적 결합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계열사인 저비용 항공사(LCC)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도 '통합 진에어' 출범을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LCC 업계 재편기를 맞아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도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지난 13일 1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보통주 8주를 1주로 줄이는 감자를 결정했다. 앞서 에어서울은 2019년 국토교통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받았다. 국토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개선 기간을 연장했다.

에어부산은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조달 자금을 채무상환 등에 쓰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1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 자회사가 된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재무구조 개선에 총 2800억원을 썼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배경은 내년 말 출범하는 통합 진에어 재무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진에어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통합한 뒤 항공기 도입 등 투자에 무리가 없도록 사전에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2조7950억원이다. 뒤이어 제주항공 1조9358억원, 티웨이항공 1조5367억원, 에어프레미아 4916억원, 이스타항공 4612억원 순이다. 매출 규모만 보면 진에어는 통합을 통해 LCC 업계에서 제주항공을 제치고 1위가 된다.

통합 진에어 출범을 앞두고 각 LCC도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3일 B737-8 1대를 구매 도입했다. 2023년 B737-8 2대, 지난 1월 1대에 이어 4호기를 도입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2030년까지 기단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보잉과 B737-8 50대(확정 40대·옵션 1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항공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모회사인 애경그룹이 있어서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을 매각한 뒤 발생한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예림당에서 대명소노그룹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체질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사 절차에 시간이 걸리면서 대명소노의 경영권 확보 일정도 밀리는 상황이다.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인수 뒤 내부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형 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학적 결합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계열 LCC 진에어와 에어서울·에어부산도 '통합 진에어' 출범을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취항한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노선에 이어 오는 7월 캐나다 밴쿠버 노선 등 장거리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장거리 노선은 항공기 도입과 정비에 많은 투자가 요구되는 점에서, 대명소노 경영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는 내년 9월까지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과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약 70%까지 끌어올린 타이어뱅크는 에어프레미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잰걸음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뱅크는 오는 9월까지 지분 매입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미래 먹거리로 항공업을 낙점한 타이어뱅크가 유상증자·감자를 단행해 에어프레미아 재무구조를 개선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변수는 엔진 수급 지연이다. 타이어뱅크 경영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통합 진에어 출범을 완성하는 한진그룹과 애경산업 매각 등으로 자금을 확보한 애경그룹, 장거리 노선 전략 고도화를 벌이는 대명소노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한 타이어뱅크는 오는 2027년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을 2027년으로 점치고 있다. VIG파트너스 자금 수혈로 자본 잠식에서 벗어난 이스타항공은 본격적으로 경영을 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월 CB 발행을 통해 확보한 300억원을 활용해 내년까지 기재 12대를 추가 도입해 기단을 27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CC 업계 재편이 진행되는 가운데 VIG파트너스가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에는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등이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규 에어프레미아 회장은 지난 22일 "항공업 특성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있다"라며 "추가 기재 확보·인수합병 등으로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VIG파트너스 엑시트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