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수의계약 대상인 현대건설이 사업에 불참하기로 결정하면서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더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건설은 이날 “안전과 품질 확보를 위한 노력에도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공기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역과 정치적 이해 관계로 공항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와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서울 남산의 약 3배에 달하는 절취량과 여의도 2.3배 규모의 부지 조성을 수반하는 난공사다.
이에 따라 적정 공사기간 확보는 안전과 품질 보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이 현대건설 측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기본 설계 과정에 250여명의 전문가와 6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심도있는 기술 검토를 진행했고, 해외 유사 사례까지 면밀히 분석해 적정 공사 기간을 도출했다며 공기 연장 요구 배경을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 경쟁입찰이 네 차례 유찰되자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건설이 주관사에 컨소시엄은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국토부의 부지 조성 공사 입찰 공고상 공기는 84개월이었으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공기 연장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현대건설은 연약지반 안정화와 방파제 일부 시공 후 매립 과정에 공기가 더 필요하다며 108개월을 제시했다.
국토부가 보완을 요구했으나 현대건설이 공기 부족과 사업 불참 입장을 바꾸지 않으며 지난 8일 수의계약 절차는 중단하기로 결정됐다.
현대건설은 “사익 때문에 국책사업 지연 및 추가 혈세 투입을 조장한다는 부당한 오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미 국토부가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했으며 부산시와 지역 시민단체가 즉각적인 재입찰과 당사의 입찰 참여 배제를 요구하는 만큼 당사 역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고 사업 성공을 지원하고자 기본설계 관련 보유 권리를 포기하고 후속 사업자 선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 불참은 컨소시엄 전체가 아닌 현대건설 단독 결정이다.
현대건설은 “이는 당사가 속한 컨소시엄의 입장이 아닌 당사의 단독 입장 표명으로, 컨소시엄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컨소시엄이 사업 참여를 유지할수 있도록 해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관사의 불참으로 다른 참여사도 고민이 깊어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관사인 현대건설이 결정한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들어간 비용을 서로 정리해 이후 결정을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 역시 현대건설과 수의계약 중단 절차에 착수하고 사업 정상화 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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